Chat GPT 사용 후기 - 음원 추천
12월에 출시된 OpenAI의 Chat GPT를 언젠가 한 번 써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연휴 기간 좀 쉬면서 사용해 봤던 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장기적으로 검색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라는 말이 있어서 더욱 궁금했죠.
Chat GPT 사용법은 https://chat.openai.com/auth/login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한 뒤 로그인을 하면 화면 하단에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로 질문해도 느리지만 대답해주기 때문에 한국어로 테스트 해보셔도 됩니다.
저는 음원을 추천받는 것을 목표로 얼마나 음원을 잘 추천하는지 사용해 봤습니다.(위의 검은 칸이 제가 질문한 내용이고, 회색 칸이 Chat GPT의 답변입니다.)
시도 1. 한국 남자 밴드 음악 중 여름에 듣기 좋은 노래(ex. 버즈 -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를 추천받기.
락밴드 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남자 그룹의 노래를 추천해 줘서 수정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남자 락밴드 노래를 추천해 줬지만 여름노래보다는 사랑노래에 가까워서 다시 여름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여자 노래가 포함되었고 락밴드 노래가 아닌 것도 있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질문했습니다.
이쯤 되니 여름 노래의 기준이란 것은 상당히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래의 장르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조금 더 청량하고 경쾌한 음악이 나오길 원해서 그렇게 말했으나 그에 부합하는 노래는 거의 없었습니다. 추천된 노래 중에 노래가 아닌 앨범을 추천해 준 경우(1은 노래 제목이 아니라 자우림의 앨범)도 있고 아예 없는 노래(8은 없는 노래. 아마도 ‘오! 필승 코리아’를 추천해 주려는 것 같은데 조금 다르게 생성된 듯)를 추천해 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알맞은 추천 음악과 비슷한 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말했는데 이전에 추천했던 것들을 거의 그대로 추천해 줬습니다.비슷한 느낌인 곡이 거의 없는데 이걸 이렇게 추천해 주니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노래를 들어보고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인터넷에서 누군가 함께 언급됐고 공통적인 요소가 있는 곡들을 추천해 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노래가 정해지면 그것들 외에 다른 것을 추천해주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이 노래를 찾지 못해서 링크를 달라고 요청했더니 자기도 없는 노래를 추천해 줬다고 사과를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재밌는 인공지능인 것 같습니다.
더 추천을 요구해 봤자 어차피 이전에 추천했던 것들을 계속 도돌이표처럼 알려줘서 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고 새로운 질문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시도 2.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가수가 남자 노래를 커버한 것을 질문.
백예린의 으르렁 커버곡을 추천해 줬는데 막상 찾아보니 존재하지 않는 노래였습니다. 그리고 백예린이 한국 여가수 중에서 가장 유명한 가수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 친구도 인정을 하면서 다른 유명한 여성 가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냐고 물어봤는데 여자 가수들 중에서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각 가수들의 대표곡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고 각 가수들의 노래를 하나씩 추천해 줬습니다. 인공지능이 학습한 데이터 중에서 가장 많은 빈도로 출현했던 여가수들의 이름과 연관 곡들을 추천해 준 것으로 보입니다. 즉, 여기에 언급됐다는 것은 인터넷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한국 여가수라는 뜻으로 볼 수 있겠죠.
하지만 3번째로 추천해준 노래는 지효의 솔로곡이 아니라 그룹 트와이스의 노래이므로 하나의 예시는 잘못된 추천이었습니다.
때문에 지효의 솔로곡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효의 정식 솔로 앨범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래도 OST를 여러 개 불렀기에 그 노래를 추천해 주길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또 다른 트와이스의 노래들을 추천해 줬습니다.
아예 대놓고 지효가 부른 OST가 있으니 제목을 알려달라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지효의 OST가 아닌 다른 드라마의 OST를 알려줬는데 찾아보니 이것도 없는 노래였습니다.
약간 반 포기한 상태로 지효가 부른 노래를 알려달라고 말했는데 지효가 부르지 않은 노래를 알려줬습니다. 아마도 지효가 부른 OST들은 2022년에 몰려있어서 Chat GPT의 학습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효의 노래를 묻는 건 이제 포기하고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여가수인 아이유와 태연이 부른 남자 커버곡에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답변으로 나온 1, 2, 4는 원래 아이유와 태연의 노래라서 틀린 대답이고 3의 경우엔 아이유가 커버한 적이 없는 곡이어서 틀린 대답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남자 커버곡이 아닌 아이유의 다른 커버곡을 질문했는데 커버곡이 아니라 아이유의 노래거나 아예 없는 노래들을 알려줬습니다.
(1은 없는 노래, 2는 아이유의 밤편지로 원곡이 아이유, 3은 아이유, 임슬옹의 잔소리인데 피처링이 틀렸고, 4의 이문세의 소녀를 아이유가 커버한 적이 없고, 5의 이름에게는 아이유가 원곡이라 틀렸습니다.)
혹시 인공지능이 커버곡이라는 말을 알지 못하나 싶어서 아이유가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불렀는지를 질문했는데 역시나 이전에 했던 대답들 중에서 몇 개를 가져왔습니다. 틀린 대답을 다시 했죠.
이쯤 되니까 한국에서 말하는 커버곡(cover song)이 미국에서 쓰지 않는 표현이라 이 친구가 제대로 못 알아들은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어서 커버곡이 뭔지 질문했습니다. 그랬더니 사전에서 긁어온 것처럼 제가 아는 것보다 자세하게 커버곡에 대해서 답변을 해줬습니다. 아마도 학습 데이터 상에 존재하는 커버곡의 사전적인 정의를 그대로 가져온 듯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노래를 들어보거나 노래에 대해서 이해를 가진 채로 추천을 해준다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글로 남겨놓은 것들을 기반으로 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한다는 것이 확실하게 와닿았습니다.
이후 더 질문을 해봤자 틀린 대답을 반복하고 제대로 된 대답을 얻을 수 없어서 더 질문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혹시 한국 노래라서 추천을 잘 못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서 다음에는 팝송 추천을 요청했습니다.
3. 특정 상황에서 내가 요구하는 조건의 팝송 추천.
구체적인 상황을 가정하면서 이 상황에 내게 필요한 팝송을 구체적인 조건과 함께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느끼기에 제대로 된 추천을 해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제가 요구했던 빠른 비트의 신나는 노래를 추천받았다고 느꼈습니다.
이후에 추천해 준 노래들 중에서 가장 조용한 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이 노래가 가장 조용한 노래인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래 노래를 링크로 남겨둘 테니 판단은 자율에 맡기겠습니다.
후기: 애초에 음원 추천을 목표로 하는 인공지능은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제대로 된 성능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팝송을 추천할 때는 꽤나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노래를 들어보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지만 빠르게 노래들을 골라서 답변을 해준다는 게 정말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할 때 원하는 것을 이런 식으로 얻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Chat GPT가 발전한다면 정말로 검색을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아직은 영어에 특화되어 있고 자연어 영역에서만 특출 난 인공지능이기 때문에 이후에 Chat GPT를 fine-tuning이나 pre-training을 통해서 많은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생겨날 것으로 보여서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