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를 그저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아직까지 메타버스를 겪어 본 적이 없는 직장인들에게는 아마 그 첫 공간이 ‘가상오피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비대면 사회가 가속화되고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가상오피스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 회사에서 하던 일을 온라인에서, 가상의 공간에서 하기 시작하면 무엇이 다른가?
- 현실에서 하던 것들을 모두 옮겨 오기 위해 어떤 기술들이 필요한가?
- 몰입감을 주면서도 오프라인 환경에서 가지지 못했던 요소를 가상 오피스에 어떻게 적용시켜야 하나?
이 외에도 너무 많은 질문들이 아직 해소되지 못한 채 머물러 있지만, 메타버스를 공부하면서 과연 기업의 입장에서 이 가상오피스가 가치가 있는 사업일지도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현재 존재하는 가상오피스의 사례들을 살펴보고 정리해 ‘왜 가상오피스인가?’ 에 대한 질문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가상오피스란 무엇인가?
가상오피스는 현실의 사무실의 공간을 온라인에 3D로 재현해 직원들이 자신의 아바타로 접속해 기존에 사무실에서 진행하던 대면 일상을 비대면으로 똑같이 진행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건물의 입구에 출입을 하는 것부터, 엘레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이동하는 루트까지 모두 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현재 ZOOM이나 구글밋을 사용해 화상회의를 진행하던 기능들을 그대로 옮겨와 그저 얼굴을 보고 말을 하는 것에 더해 HMD를 착용하고 서로 온라인 환경에서 '보이는 아이디어'를 빌드업하거나, 3D 상품의 디자인을 살펴보면서 논의를 한다거나 등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방식의 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왜 가상오피스인가?
최근의 업무환경 트렌드를 떠올려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가 ‘재택근무’이다.
회사에 직접 출근하지 않고도 집에서 개인 노트북으로 기존에 해 오던 일들을 한다. 물론 보안상 외부에서 개인 기기로 업무를 진행하지 못하는 산업이나 부서가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이제 우리의 일상에서 ‘재택근무’는 또 다른 복지로 인식이 될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로 인해 반 강제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기업에서도 직원들의 이런 긍정적인 반응과 온라인 미팅의 편리성, 통근 시간의 절감을 통한 시간 분배의 효율성을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이전의 업무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닌 재택근무의 방식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 가상오피스 개념의 도입의 이유로 해석된다.
무엇이 필요한가?
제페토나 게더타운처럼 그저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보다 가상 오피스는 WORK 즉 일을 편하게, 잘 할 수 있는 기능들이 필수적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기획팀이라고 가정하고, 일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지원되어야 하는 기능들을 몇 가지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 메신저 기능 (사내 채팅 및 외부 채팅)
- 미팅 기능 (카메라, 음성, 화면 공유)
- 전화/보이스콜
- 아바타 제스처, 모션 리액션
- 업무용 메일 확인 및 답장
- 자료 공유
- 팀/개인 캘린더
- 연락처
- 근태 기록 및 확인
디자인적인 요소가 중시되는 팀이라면 아래 기능들이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 3D 제품 모델 확인 (컬러, 소재, 형상)
- 어도비를 포함한 디자인 툴 실시간 작업 공유
온라인에서 그럼 어떤 추가적인 기능들을 제공할 수 있을까?
- AI 음성 인식 미팅 회의록 작성
- 글로벌 미팅 실시간 음성 및 채팅 번역
- 3D 화이트 보드 (3D로 그림을 그려 아이디어 공유)
- 개인 업무 공간 꾸미기 기능
- 페이/지갑 정산하기 기능 (복지 포인트 몰 이용)
- Work & Life 밸런스를 위한 복지 기능 (심리 상담, 명상 세션, 홈트레이닝 레슨...etc)
이처럼 어떤 산업, 팀에 몸 담고 있느냐에 따라서 100% 가상 오피스에서의 작업이 가능하기 위해선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기능들이 추가되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많은 기업들이 특정 산업군, 혹은 직군을 위해서 오피스를 만드는 것보다는 통념적으로 온라인 협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는 것 같다.
기업들의 가상오피스는 어떤 모습인가?
직방은 2022년 5월에 가상 오피스 '소마'를 선보였는데, 글로벌 진출을 목적으로 미국 법인 '소마디베롭먼트컴퍼니'를 함께 설립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중에서 가장 처음 오프라인 사무실을 전부 없애고 100% 원격 근무제를 도입했다는 데 있어 그 도전정신은 가히 박수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7월에는 자체 개발한 가상 오피스 '메타폴리스'로 본사를 이전하였는데 현재 20여개 기업이 메타폴리스에 입주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매일 2000여 명이 온라인 세상으로 출근을 하고, 가상 오피스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마에서는 모든 것들이 오프라인 사무실과 동일한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된다.
층별로 사무실이 구분되어 있고, 다른 공간에 있는 팀원을 만나기 위해서는 순간이동이 아니라 직접 사무실을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아바타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상대방의 얼굴과 음성을 확인할 수 있고 멀어지면 소리는 점차 사라진다.
이렇든 최대한 오프라인에서 일어났던 업무의 방식을 온라인에서 재현하기 위해 굳이 순간이동 기능이나 더 편리한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더 '익숙한' 방법을 선택했다는 데 있어 가상 오피스의 구현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의 필요성이 엿보인다.
LG 유플러스는 최근 조직 개편을 진행하여 '메타버스서비스개발랩'에서 이끌어갈 '유플러스 가상오피스'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 유플러스의 가상오피스는 신사업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업무 효율에 중점을 맞추어 AI 회의록 작성이나 아바타 립싱크 기술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엔진 개발사 Unity (유니티)와 협업하여 3차원 공간을 개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가상 오피스에 필요한 필수적인 기능들은 어렵지 않게 구현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른 기업들의 가상 오피스와는 어떤 차별점을 내세워 B2B 시장에 나설지는 발표된 바가 없다.
하지만 이미 유니티가 지니고 있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고려한다면 디지털 트윈, 실감미디어, 3D 콘텐츠 툴 등을 녹여내 퀄리티 있는 공간의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Meta는 Horizon Workroom을 통해 미팅과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가상 오피스를 선보였다. 단순히 회의 뿐만 아니라 HMD를 착용하고 개인의 모니터를 VR로 확인하면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Meta는 2021년 5월 호라이즌의 워크룸을 공개했는데 아직 국내에는 출시가 되지 않은 상태이다. 사내 직원들이 함께 모여 교류하고 다양한 협업툴을 활용해 미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현재까지도 여러 기능들이 추가가 되고 있다.
PC에서 업무가 진행되는 다른 가상 오피스와는 달리 Horizon은 HMD를 착용한 상태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Horizon Workroom의 차별점은 실재하는 도구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HMD를 낀 채로 가상 오피스에 접속하게 되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책상과 키보드는 물론 컴퓨터 속 화면까지 매핑이 진행된다. 즉 가상의 공간과 현재 내가 존재하는 공간을 함께 모니터링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컴퓨터 화면을 다른 참여자들과 공유할 것인가 여부를 설정할 수 있게 만들어 굳이 온라인 환경에서 작업하는 모니터를 공유하지 않고도 내가 현실에서 실시간으로 바라보는 시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차별성을 지닌다.
책상이나 키보드를 향해 손을 뻗거나 책상 위의 사물을 만질 때면 VR 속 아바타 역시 유저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등, 아바타의 시선 이동이나 모션과 관련해 세부적인 기술들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HMD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 그 시작점부터가 Meta에게는 하나의 진입장벽이 생기는 것과 같다. 보다 다양한 기능과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무거운 HMD를 몇 시간씩 착용하고 업무를 본다는 것은 여러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느 방향성이 더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바로 적용될 수 있는 버전은 HMD를 포함하지 않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Personal comments.
현재 대부분의 가상오피스는 HMD를 끼지 않은 채 PC로 접속을 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물론 HMD가 대중화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VR로 가상 오피스에 접속하는 방법은 '벽'이 존재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기업들이 VR 가상오피스에 필요한 기술의 진보와 함께 홀로그램으로 작업이 가능한 시점까지 고려를 한 상태로 고객들이 ‘가상’의 공간을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장 친밀한 형태의 공간 구성을 타겟팅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 번에 높은 곳까지 모두를 끌어안고 목표 지점까지 날아가는 것보다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쌓아가면서 올라가는 것이 지금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 아닐까.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현재 메타버스는 대부분 ‘재미’와 ‘새로움’을 극대화한 콘텐츠로 구현이 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효율성’을 내세울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차별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 가상 오피스 구현과 도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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