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Davis, J. I., Benforado, A., Esrock, E., Turner, A., Dalton, R. C., van Noorden, L., & Leman, M. (2012). Four applications of embodied cognition. Topics in Cognitive Science, 4(4), 786–793.
*Embodied Cognition: 체화된 인지는 몸이 직접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인지한다는 배경으로부터 비롯된다.
해당 논문에서는 네 명의 다른 작가들이 체화된 인지를 통해서 어떤 사고를 거치는지 보여주는데, 이들이 법 체계, 예술과 문학, 건축 공간과 음악을 어떻게 다르게 받아들이는지를 설명한다.
먼저 법적 체계와 체화된 인지의 발현을 살펴보면, 법대에서는 대부분 증거를 수집하고 이에 근거한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이기는 방법이라고 배운다.
하지만 사실, 논리적인 사실보다 법률 행위자의 감각과 경험이 법적 체계를 사고하는 과정과 밀집하게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법정의 분위기, 의자의 딱딱함, 조명의 밝기와 같이 눈에 보이고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결코 쉽게 지나쳐서는 안되는 요소이다.
같은 사건을 각기 다른 법정에서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공간을 제외한 모든 환경과 배경이 일치한다고 했을 때, 과연 판사, 변호사, 사건의 관계자들은 다른 감정과 사고를 가질 것인가?
굉장히 흥미로운 질문일 수 있다.
우리는 매 순간 특정한 '공간'에서 특정한 '업무' 혹은 과제를 수행하고 있지만 실상 그 공간이 나의 인지 과정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크게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체화된 인지'의 영향을 증명하기 위해서 하나의 실험이 진행된 적이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면 눈살을 찌푸릴만한 정도의 부도덕한 콘텐츠를 주제로 한 영상을 참여자들이 시청하게 만든 후, 이들의 반응을 묻는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여기서 통제 집단에게는 영상 직후 설문을 진행하게 하였고, 실험 집단에게는 영상 시청 직후 바로 화장실로 가 비누칠을 통해 손을 씻는 행위를 요구했다.
그리고 이 두 집단이 스스로의 도덕적 사고, 모럴 딜레마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살펴보았다.
결과는 유의미하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영상을 시청한 후에 손을 씻게 만들었던 실험 집단에 있던 사람들이 스스로의 도덕적 관념에 대해서 더 후한 평가를 내린것이다.
단순히 '손을 씻는' 행위 하나가 특정 상황을 이해하고 사고하고,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실험을 진행한 연구자들의 주장이었다.
예술과 문학의 영역에서는 tansomatization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글과 시각적 자극을 통해서 인간이 느끼는 정서와 감정의 역할이 인지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건축 공간과 관련해서는 사람은 움직임을 통해서 공간을 이해한다고 가정한다.
사람들이 길을 찾아갈 때 머릿속에 특정 지도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관찰을 통해 길의 분위기, 건물의 느낌과 경험에 기반해서 길을 탐색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음악의 영역에서는 그저 듣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움직임의 연성을 통해 특정 음악을 인지한다고 주장한다.
아기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주파수 2Hz 박자에 맞추어 아기를 흔들어 재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는 설명 역시 음악의 인지 과정에 ‘체화된 인지’의 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을 반증한다.
논문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사람의 인지 과정에서 경험으로부터 학습되는 것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차가운 커피를 든 채로 회의를 진행할 때와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쥔 채 회의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올지는 확실치 않으나 개인의 감정과 인지 과정에 분명히 아주 작은 영향이라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 악수를 청하는 것 역시 심리적으로 따뜻한 온기를 공유해 내가 상대방의 적이 아니라는 것은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예상된다.
하지만 해당 논문의 경우, 이론적 배경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고 각 실험에 대한 논의도 부족하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가설을 되풀이 해서 설명하는 것에 그치기만 할 뿐 추가적인 논의나 새로운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는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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